1.주로상태:과천경마장의 경주로는 모래로 이뤄져 있다.
가장 밑바닥은 굵은자갈, 그 위가 작은 자갈 등으로 채워져 있고
상층부 7cm의 두께 정도만 모래가 깔려있다.
이렇게 한 이유는 물론 배수가 잘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경주로의 상태는 보통 이 모래에 포함돼 있는 수분함량에
따라서 건조, 양호, 다습, 포화, 불량 등으로 나눈다.
①건조:수분함량 6% 미만
②양호:수분함량 6% 이상에서 10%미만
③다습:수분함량 10% 이상에서 15%미만
④포화:수분함량 15% 이상에서 20%미만
⑤불량:수분함량 20% 이상
2.주로상태와 경주기록:경주로가 축축해지면 경주거리가 빨라질까 느려질까.
자동차를 운전하는 분들은 아마 기록이 느려질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길이 미끄러워 운전하기도 힘들고 바퀴에 힘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마는 다르다. 주로가 건조할 때에는
경주마의 발이 모래에 푹푹 빠져 뛰기가 힘들고 체력소모가 심하지만
경주로의 모래가 물을 먹으면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게 완화된다.
물을 머금은 모래가 딱딱해져 경주마가 뛰기엔 더 좋아진다.
불량주로가 되면 보통 1000미터의 경우 1~2초, 1700미터의 경우는 2~3초 이상 기록이 단축된다.
그러나 모든 말들이 기록이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후미에서 쫓아가는 말들 중에는 앞서가는 말들이 튀기는
흙탕물 때문에 뛸 의욕을 상실해 더 저조한 기록을 내는 말도 있다.
3.주로상태와 주행습성
경주로의 수분함량이 높아지면 대체로 주로가 가벼워진다.
비가 와서 불량주로가 되는 경우는 선행마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리고 포화상태나 다습한 상태에서도 선행마가 유리하다.
왜 그럴까. 흙탕물이 튀지도 않는데 왜 선행마에게 유리해지는 것일까.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한 가지 경우를 예로 들어본다. 200M를 20초에 달릴 수 있는 말이 있다고 치자.
그말이 100미터 경주에 출전하면 어떤 기록이 나올까.
분명 10초 안팎의 기록으로 들어올 것이지만 5초라든지 6초로 주파할 수는 없다.
거리가 줄었다고 스피드가 배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경주마가 달릴 수 있는 스피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경주마의 스피드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선행마와 추입마를 비교해보자.
발주대 게이트가 열리면 선행마는 순발력을 살려서 앞서갈 것이고 추입마는 초반이 느리기 때문에 뒤처진다.
그리고 일정시점이 지나면 서로 최선을 다한다.
선행마는 결승점까지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고
추입마는 이를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런데 당연히 먼저 힘을 쓴 경주마가 지쳐야 하는데 쉽게 발걸음이 죽지 않는다.
바로 경주로가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기 때문에 초중반에
어느 정도 힘을 썼지만 체력소모가 적어 발걸음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이것이 주로가 가벼워지면(수분함량이 높아지면) 추입마에 불리한 이유다.
물론 흙탕물이 튀는 포화나 불량주로 상태라면 추입마에게 더 불리할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경주마의 스타일이다.
주행습성과는 상관없이 경주마는 스피드형과 뚝심형,
지구력형으로 나눌 수 있다.
드물게는 세 가지 다 겸비한 마필도 있지만 대체로 이와같은 특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주로가 가벼워지면 스피드는 뛰어나지만 뚝심이 부족한 마필을 주목해야 한다.
주행습성과 상관없이 그동안 뚝심 부족으로 바닥을 치던 빠른 말이 사고를 칠 가능성이 높다.
바닥이 푹푹 빠지지 않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타고난 스피드로
결승선까지 내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로의 상태와 관련해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는데
그건 경주마의 날씨에 관한 기질적 특징이다.
평상시엔 맥없이 달리다가도 비만 오면 펄펄 나는 말이 있는가 하면
흥분해서 제 실력을 발휘 못하는 경주마도 있다.
이론적으론 설명할 길이 없고 그 마필이 갖고 있는 일종의 기질적 특징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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